오늘은 화장한 날의 기록
아침 7시 반 발인이었다.사실 장례식장에 온 뒤 입관, 발인, 예배 등 여러 말이 오갔지만 조금도 관심이 없고 기억도 없다.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어.사람들이 묻는 말에 대답하지 못했어.내 나이에 이런 장례를 치른 사람이 있을까?그 일찍 우리 남편 발인에 참석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너무 감사했다.멀리 대전에서 온 호길이 형, 3일 내내 자리를 지켜주고 오늘도 첫차를 타고 와준 우리 주혜 누나, 반차에 와준 송화 오빠, 필요한 건 없는지 항상 보면서 자리를 지켜준 고마운 교회 사람들 TT 정말 고마운데… 다 표현하기엔 내가 너무 힘들고 지쳤어!
우리 남편 비싼 리무진도 타볼게 🙂
리무진을 혼자 탈 수 있었는데 내가 남편 영정사진을 안고 탔어!나는 네 아내니까. 그렇지??자랑스러운 나의 남편 나의 선일!!
나는 사람이 죽으면 반드시 화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어!화장장에 간 그 순간도 너무 당연한 절차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화장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화장만큼 잔인한 방식이 또 있나 싶었다.어제 입장하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 피부의 감촉과 탄력이 남아있었는데…남편 특유의 짧은 코밑과 입가…정말 다 태워져!다 끝났구나! 라는 생각에 너무 어이가 없었다.화장을 하고 싶지 않았다. 정말 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어.그냥 불길 속으로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너무 허무해.남의 유골함이 나올 때는 슬퍼서 눈물이 치밀어 올랐으나 정작 선일의 유골을 보내오자 묘하게 기뻤다.”우리 선일이 새 육체를 입은 거야!당신의 영혼은 정말 하늘에 솟고 지금은 새로운 몸을 구한 거다!감사한다.당신을 그렇게 괴롭히고 괴롭혔다 암도 그 불에 다 타버렸지 않나!!!벌써 자유야!수고하셔!!”거기 모인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당신의 유골함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나뿐이었다.당신을 나보다 더 오래 알고 온 사람도 많은데 그럴 자격이 나에게만 수여하는 거야!저는 당신의 아내이니까… 그렇긴^^당신의 유골 주머니를 가슴에 확 받았지만 뭔가 대단한 훈장 같은 느낌이었다고 할까, 뭔가 저한테 애썼다고 말하는 듯했다.수원 연화장에서 화장을 하고 대전 납골당에 옮기는 도중…이래봬도 차를 타고 대전으로 이동하면 이상하게도 차의 네비게이션이 완전히 작동하지 않게 된;네이버와 카카오 맵을 붙인 데 전혀 다르게 우리를 안내했다!평택 시내까지 진입하고 얼마나 빙빙 돌아갔는지 모른다.정말 진땀이 난 순간이었다!갑자기”아, 중인 동일…”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사람이 좋아하는 동일.이노 무·동일 답답한 납골당에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돌아다니고 싶어요!!”문득 생각했다.그렇구나^^갈피를 잡을 수 없이 빙글빙글 도는 차 안에서, 장인께 그런 말하면 아빠도 제 말대로라면 울뻔 했다^^변하지 않는 나의 공허가 와서~~~제 무릎 위에 놓인 유골함···화장했기 때문에 따끈따끈한 상태에서 차를 타고 이동하면 뭔가 마지막 데이트를 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.특히 나의 무릎 팩을 좋아하고 얼싸안고 좋아했다 남편 선일:)매번 그렇게 나에게 와서 서로 껴안고 애교를 부렸어! 머리도 무겁지만… ㅋㅋㅋ 정말 귀여운 너였어^^이거는… 임종이 가까워졌을 때!아마 저녁에 응급실로 실려간 그날!!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힘없이 누워만 있던 그런 날에도 나는 내 무릎 위에 누워 있었다… 이 사진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.정말 내 무릎의 유골함이 이런 모습 같아서 가슴이 저려!대전 추모 공원3봉안당 3층 꼬박 6440. 시립이라 자리를 지정할 수 없는데 왜 그렇게 딱 가운데 위치인가! 너무 좋아!좁아서 사진을 넣는건 조금 힘들지만 그래도 괜찮아!!대전에 계신 분은 한번 찾아가세요 :)동일에게 보고하는 요즘 나의 근황 :)나는 며칠 동안 대전 시댁에 와서 시부모님과 잘 먹고 지냈어!호길오빠네 집에 가서 아기도 만나고 치킨이랑 맥주도 마시고^^너가 오랫동안 다니던 교회도 들러보고커피도 마시고!수원에 와서 큰 유품 정리에 이어 자질구레한 물건과 서류 정리의 연속…당신 책장 지분의 절반이 병원 서류였어…정말 지겹고 당신을 따라가는 아픈 흔적.당신의 물건은 선별해서 아름다운 가게에도 기증하고네 부탁대로 전해주기도 했어!나는 혼자 결혼반지를 끼고 교회에 다녀왔어.원래 잘 안 붙였는데 ㅋㅋ교회에 헌금도 하고 장례식 떡도 나눠줬어!내가 이렇게 노력할게. 이 짜식아~우리 단골 카페 아루아 장례식 때 여기 카페 사장님도 와주셔서 감사 인사도 했어!우리 연애 때부터 최근까지 온 곳.여기서 시부모님과 커피도 마시며 추억을 나눈다.너의 핸드폰을 보는 재미가 대단해 🙂 니가 직접 찍은 마지막 사진이… 이거였어… 점점 부어오르던 너의 온몸… 붓기가 심각했어!너는 괜찮다고 했지만 이렇게 마지막 사진으로 남긴 걸 보니 너도 깜짝 놀랐고 힘들었던 것 같아. 하아… 이 사진을 보니 또 마음이 아팠다.당신이 응급실에서 생사의 기로를 헤매다 겨우 정신을 차린 날.메모장에 중요한거 이것저것 적어서 정리해줬어! 마일리지도 다 모아서 알려주고… 스타벅스 잔고로 꼭 내가 좋아하는 케이크를 먹어달라고 부탁했던 너… 언제 이런걸 썼니+_+ 정말… 너는… ㅠㅠ 나한테 귀여움 받을수 밖에 없어 ! 잘먹고 잘마시고 잘지낼께 항상 고마워요!조금만 기다려줘~~~~~~~